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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니 엄니 개꾹지 끓이는 냄새 양단 이불보 자락에 베어 동짓달 나비 바람에 펄럭인다. 간밤에도 세월 피해 몰래 가져다 놓은 아들 좋아하는 물김치가 서러워서 처다 보지도 않는 모진 마음 헝큰다. 그 가슴이 왜 아니 허허 서럽지 않을까 도리질을 처 보는 이 마음이 모진게지 간밤에도 고운 양단 이불보로.. 더보기
겨울이 오는 언덕 겨울이 오는 언덕 엊그제 냉이 꽃 피던 봄 그리고 개망초 여름내 피던 언덕 어느새 빈 감나무 가지만 도비도 끝자락으로 기운다. 갈수록 기울던 가을 이제 서리가 내 발걸음 밑으로 오늘 아침이 참 시려울때 무거웠던 어깨 이젠 다 털어버리고 서리만큼이나 시리게 하늘 아래 조용히 서 본다 봄 되어 .. 더보기
뜸북새 뜸북새 내일쯤 이면 당신 볼 수 있겠구나 강 둑에 나가 서성이다 보면 은행잎 지는 강둑에 앉아 있다 보면 가던 길은 재미있었나 몰라 오던 길 몸은 아프지 않나 몰라 비단 구두 같은 사진들 많이도 찍어 왔는지 몰라 뜸북새처럼 많이도 이 강이 보고 싶었나 몰라 글/ 태훈/2006/11/11 더보기
浮氷 속으로 浮氷 속으로 멀기만 한 가슴 한 편 남극의 하얀 바다는 온통 떠 있는 浮氷으로 내 마음 들어 갈수가 없어 겨우 한 걸음 그리움 밀어보는 쇄빙선처럼 빨간색 등대 같은 외로운 울음 속으로 밤도 없는 하루를 희미하게 헤쳐 만 가는데 늘 다가가는 그래서 늘 기다리는 저 먼 땅 다 헤진 바다색 깃발 차가.. 더보기
유채꽃 유채 꽃 봄 날을 기다리던 뜰 그 돌 담 너머로 노란 유채꽃 필 때 하얀 산벚꽃 망일사 오르는 길은 괜 실히 흔들던 바람 꽃 비로 그리운 가지 드리운다 어느 날이 오신 다는 날이었지 고개 숙여 손꼽아 보는 눈시울 같은 붉은 먼 산 그 끝에 쌓아보던 돌담 그리고 무너져 그 옆에 누우신 서.. 더보기
도장골 전설 도장골 전설 아주 옛날 도장골엔 도라지꽃만 울타리 삼고 살던 슬픈 이야기 있었어 토방에 기대었던 그리움들을 터진 창호지 틈새로 처다만 보다가 싸리문 미는 바람 툇마루 눈 뿌리던 바람 후 하는 갈대 바람 수백날 눈만 쌓이던 서너 자의 새벽을 회포마을에 배 왔다는 소식을 삼길포 .. 더보기
백일홍 백일홍 여름 내 그리고 가시는 가을 햇살 내내 황토 담벼락에 기댄 체 그 너머 개울 쪽만 바라보다가 온종일 기다리고만 있던 한 무더기 그리움들을 파란 하늘에다 그 손짓을 띠운다. 빨간색 아주 빨간색 진한 가슴을 그래도 다 못 풀었는지 뱃머리 하얀 무명천에 적시었던 붉은색 전설처럼 하늘일까 .. 더보기
개망초 2 개망초 2 파란 바다 서해가 보이는 감나무 한 열 그루 처지는 풍경이 개망초 풀밭에 같이 누워 바람에 흔들린다. 꺾다 꺾다가 내버려 둔 이내 가슴 같은 청고사리 잎사귀들 바다 갯바람에 손 흔드시다 이미 이제 푸르면 산 아래 바다로 내려가던 운무 운산마을에 머물다 개망초만 한 아름 안고서 청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