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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 노트

[시] 마음에 변덕이 오던 날

 

손주 놈들이 와서는

온 집을 허물어 놓고는

방방이를 타고는 

스티커를 붙이면서 새벽을 깨운다.

 

큰 놈은 동생보다 늦게 일어 난 것이 

분해서 울고

작은 놈은 내 효자손을 칼 삼아 

온 집안을 위협하고

 

보지 않아도 

내 큰딸의 하루 하루는 

매일매일이 전쟁터 일 것이다.

 

나도 두 딸들을 키울 때

저러고 키웠을까

아니면 사는 무게 때문에

어떻게 키웠는지 까맣게 잊은 것일까

사는 것이 결국은 아무것도 아님을 

이 나이가 되어서야 참 빨리도 안다.

 

그리 사는 것인갑다

내 아버지가 그리 살았고

내가 그리 산 것 같고

내 딸들이 그리 살 것이다.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은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다.

 

쉽게

'글'을 다시 써도 될것같다

라는 생각

예순다섯살이 걸어오는 12월 중순경

어느 노인이 지나가는 추운 

아침에서야

[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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