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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 노트

[詩] 싸리재

 

 

싸리재

 

 

네가 손짓하고 있을 줄 알았다.

똥 두덩이 오늘도 함백산에 잘 떨어뜨리고

떨리는 다리로 가슴 터지게 숨 몰아쉬며

파란 하늘 끝에 서 보았을 때도

너는 손 흔들고, 산 너머에 서 있을 줄 알았다.

 

이야기 또 하고  한 이야기 또 하는

나를 닮은 태백에서

된장 맛이 구수했던 민박집 아지매처럼

황지마을 가마 솥 소머리 국밥집 아지매 처럼

그들은 오늘도

 바람처럼 내 옆을 이 고개처럼 스치며 지나간다.

 

이유는

나무는 한포기도 보이지 않는 버림받은  능선 길이

참으로 오래 전 이 산을 기억조차 희미하게 지나갈 때

이곳을 흐르던 물들이  남쪽강으로, 북쪽강으로 

그리고 동쪽 강으로 모두다  검은색 물이 되어 

슬프게도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래서 일까

山 위에서 바라보는

영월로 가는 38번 山 길 고한터널은

알량한 불알 두개만 달랑 매달고는

오늘 저녁 해 질때 까지도  집 나간 철수처럼

산 넘고 고개 넘고 잘도 도망 가는 중이었다.

  

[글/사진/태훈]

 

 관련사진 -> http://blog.daum.net/parangip/15707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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