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금붕어 열 마리 새로 사와
연이지(蓮二池)에 곱게 넣어 주던 날
홍매(紅梅) 열 그루 마당에 심고
지난겨울 불 피우다 남은 장작 수레를 치운다.
미리 심어 놓은 매화들에게
빨간 리본을 하나 가슴에 메어주며
아직도 나를 사랑한다면
동구 밖 은행나무서부터
뒷산 아카시아 가시 등걸 까지도
이렇게 홍매처럼 빨간
그리움을 치렁치렁 달아 줄 거라고
하얀 냉이꽃 피는 마당 한 편에 서서
야옹이의 봄 같은
애틋한 봄 뜰만 바라다 본다.
[글/사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