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미기재
요즘같이 山불이 심한 때에
이른 새벽부터 마을 입구에
홀로 차를 세워 놓으신 것으로 보아
험하기로 이름 난 대야산 꼭대기기에
당신은 홀로 터벅터벅 가신 모양입니다.
가지 말라고 그리 말려도
당신의 고집을 어찌 꺽을수가 있겠어요.
의젓한 누렁이가 밤새 짖을 때부터
머슴새 따라 봄은 밤마다 몰래도 왔던 것이고
행여 이 山에
진달래 따라 불이라도 난다면
반 만 남긴 종이에 쓰인 사연처럼
다 타버릴 이야기들을 어찌 하시려고요.
[글/사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