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전역
호남선 통일호 새벽열차는
내 영혼을 들뜨게하는 당신이 그곳에서
나를 기디리고 앉아 웃고 있다
출발도 하기 전 맘 속에서는
벌써 부터 추운 지리산 마루 길을
혼자서 신 들린 무녀와 같이
쉼도없이 노래하며 춤추며 걷고 있다.
대전발
0시50분 같은 그리움들이
고개 숚여 신발끈을 묶고있는 이사도라의
밤의 플렛폼 속 선율같이
빈 의자에 가득하니
또는 비스듬히도 누워
개찰구 입구만을 응시하고 있구나
내가 기댄 창은
무수한 밤풍경을 스치며
무수한 상념들을 스치며
눈을 감고 밤새 달려 온 구례구역 앞에 나를 떨굴때
올갱이 해장국집 마나님만 화장을 하고 앉아
집 나간 서방을 오늘도 채념하듯 기다리고 있구나
백년은 더 살았을
화엄사 깊은 계곡 부엉이가 푸드득이 깰때
게으른 중님들은 아직도 깊은 잠에서 일어 나지도 못하고
어설픈 목탁 소리 하나 준비도 않고 있다가
닭이 산 아래에서 세번 울때서야
눈 비비고 돌아 앉을것이다
무넘이 고개까지의 길은
숨이 턱까지 넘어 오다 못해
피 맛이 나는 숨소리에 지쳐
계곡소리 징하게도 아직도 쫒아오고 있고
봉평장에서
노새 방울 소리와 함께왔을
메밀꽃 깊은 보름 달밤
차가운 달빛만
추운 눈위에 쏟아지듯 비추고 있었다.
왜 이리도 숨이 차는걸까
왜 이리도 다리가 힘이 드는것일까
내 삶의 무게는
내 등에서 내려 놓을수가 없는것일까
하는 생각만이 가파른 산등에
겨우 겨우 붙어
빌다 시피 체념하다시피
기어 오르는 머리 속에서
먼동은 튼다
먼동이 튼다
먼동이 기어이 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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