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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들

[短想] 곰넘이재 가던 날

 

 

山 위는 바람까지 신명이 나서  

도래기재를 오르는 山은 영하 20도는 된듯했지.

카메라 밧데리도 카메라를 꺼내는 순간 모두 방전이 되어버리더니

불통이 되어 버리고 말았고....덕분에 온 산이 하얀 상고대로 은꽃 축제 하는 속을

문둥이 손을 하고, 눈(目) 하나로  山 모두를 혼자서 전세내어 

원(源)도없이 실컷 구경하고  왔습니다.

 

발 시리고, 코 시리고, 손 시리고, 얼굴 시리고,

옷도 시리고, 가슴도 시리고..

하늘 아래 시리지 않던것이 없던 날...

숨 쉬는 입김도 얼고, 베낭 속 샌드위치도 얼어 버리고, 물통도 깡깡 얼고,

뒤집어 쓴 모자까지 얼어 버리고, 헨드폰까지 얼어 버려,

몸 식는 하산 길 픽업 차량과 통화도 할수 없었던 ...

말도 안 나오던 생애 최고로 추운 날이었습니다.

 

아 !...

산 아래에서 등 따숩고 추운줄도 모르게 사는 우리네가

등 따스운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 삶인지를 알고 온 날이었습니다.

[태훈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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