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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 노트

六十嶺

 

 

六十嶺

 

가슴까지 오는 山대나무 길에는

조릿대같은 비만 오시고 

비에 젖은 댓잎을 밟는지

아니면 타는지도 모르게 속삭이기만 하는 山길에


도무지

여기가 어디인지 가르쳐 주지도 않는 

알 수도 없는 깃대봉 가는 길 바위 근처에 와서야

산 위에서 한가히 풀이나 뜯던

우리를 뛰쳐나온 흑염소 두 마리를 본다


그렇게 간밤에도

홀로 비만 내렸을 별 내리던 山길에는

바람에게 마저 손을 흔들던

가슴까지 자란 山 풀들이

한 발자국 다가 설 때마다  맨 가슴을 스치다 못해

슬며시 울어버려

가슴도 팔도 다리도 그날은

슬며시 고개 숙인  슬프던 능선이었다.

 

[글/사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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