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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想들

紅梅

 

 

당진에서 옮겨온

나무들이 대충 60여 그루

산 위에 집 지으면서 시기가 맞지 않아

가식 시켜 놓은 것들을 1년 내내 쳐다보면서

안쓰러웠는데…….


드디어

며칠 전부터 삽질을 합니다.

세상에 땅 파서 먹고 사는 사람 심정을 알만도 하지.

진흙투성이 땅이

사는 게 쉬운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리비아 가던 해

서울 동대문 나무시장에서

홍매라는 이름에 혹해서 사다 당진에 심은 그 매화가

이른 봄 빨갛게 예쁘게도 피던 그 매화였는데

아무렇게나 가식한 나무들 속에서 이 봄 나를 알아봅니다.

그 새

세월이 많이도 지났음을

그 나무를 보고도 알수가 있었지요.


"네가 그 매화냐?"

굵은 몸체를 잘린 채 그래도 잔가지를

살아있음의 표시로

1년 새 많이도 하늘을 향하고 있구나.

고맙게 시리…….


이제 됐다…….

이제 쉬어라…….

여기가 이제 네 땅이다.

나랑 죽을 때까지 꽃피며 여기서 살자.


올해는 이 홍매와 같이 새 봄을 맞이해 봅니다.


글 / 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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