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短想들

나비


 

 

나비


                                    글 / 한 태훈





별이 보러 공주 가던 날…….



달리는 차 속에서 문영이 한 테서 전화 한통 왔습니다.

척추 디스크래…….수술해야 한데…….

병원에서 나오면서 전화 하는 것이랍니다.

이제 허물어져 가는 중년의 건강 앞에서 허망도 했을 것이고

그 허망함을 토로 할 곳이 멀리 있는 친구 태훈이였다는것이 고맙기도 하고

이제 지쳐가는  문영이 어깨가 눈앞에 어른거려

이것이 비단 문영이만의 일일까 싶어  가슴이 짠하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먼 공주 어느 음식점에서

내 마흔 여덟의 조촐한 생일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사진속의 나도 이제 영락없는 중년의 아버지 구나.

우리 아버지들이

쫄딱 망해서 구파발로 들어왔던 그 나이에

이제 나도 그리고 우리들도 서 있구나.

마흔 여덟 개의 촛불을 한참을 처다 보았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둘째 딸 들이가 예쁜 케이크를 사서 초 꽃아 주고

첫째 딸 별이는 내가 좋아하는 '한계령'이 들어있는

양희은 씨디를 사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컴컴한 공주길 을 한계령 수십 번 들으며

돌아 왔습니다.



웅덩이에  두 날개 물에 빠뜨린  나비가 자꾸 내 눈앞을 지나갑니다.

 

 

'短想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각시 원추리 가신다...  (0) 2006.08.27
[스크랩] 장마...시작...  (0) 2006.06.24
구파발 6 ...싸릿말  (0) 2005.05.08
구파발 4 ...창릉천  (0) 2005.05.08
구파발 1.... 너에 방 창문  (0) 2005.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