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글 / 한 태훈
별이 보러 공주 가던 날…….
달리는 차 속에서 문영이 한 테서 전화 한통 왔습니다.
척추 디스크래…….수술해야 한데…….
병원에서 나오면서 전화 하는 것이랍니다.
이제 허물어져 가는 중년의 건강 앞에서 허망도 했을 것이고
그 허망함을 토로 할 곳이 멀리 있는 친구 태훈이였다는것이 고맙기도 하고
이제 지쳐가는 문영이 어깨가 눈앞에 어른거려
이것이 비단 문영이만의 일일까 싶어 가슴이 짠하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먼 공주 어느 음식점에서
내 마흔 여덟의 조촐한 생일 이벤트가 열렸습니다.
사진속의 나도 이제 영락없는 중년의 아버지 구나.
우리 아버지들이
쫄딱 망해서 구파발로 들어왔던 그 나이에
이제 나도 그리고 우리들도 서 있구나.
마흔 여덟 개의 촛불을 한참을 처다 보았습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둘째 딸 들이가 예쁜 케이크를 사서 초 꽃아 주고
첫째 딸 별이는 내가 좋아하는 '한계령'이 들어있는
양희은 씨디를 사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컴컴한 공주길 을 한계령 수십 번 들으며
돌아 왔습니다.
웅덩이에 두 날개 물에 빠뜨린 나비가 자꾸 내 눈앞을 지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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