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시게
그 동안 애 많이 쓰셨네 내 젊은 날 조직에 반항하고 울타리를 띄쳐나와
살려고 버둥거릴때 나와 우연히 인연이 되어 12년을 나와 함께 조질나게도 대산 구석구석을 숨차게도 돌아
다니시더니 무심히 바라다 본 메다기는 삼십 이만킬로나 뛰시고 뒷 문짝은 모진 차에 들이 받혀 닫히지도
않은채 논두렁 밑으로 기어 들어가 시다바리 다 긁히고 그 덕에 기름통은 개밥그릇같이
반은 찌그러진 상태로 늘 밑 구녕 쳐량하게 기름은 반 만 넣고 다니면서도
끝내 나에게 배반을 하지도 않았건만...미안하이
잘 가시게
무심한 딜러는 아무 연고도 없는 춘천 어느 폐차장에서
자네가 생을 마감했다는 춘천시청 이름의 폐차 증명서 한 장을 달랑 팩스로 전 해 주었다네..
자네도 언제인가는 내 기억속에서 또한 지워지겠지...충남72고4196
[글/사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