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短想들

[短想] 일락산行...2009년6월13일 발걸음

 

 

 서해바다 해미가

이른 아침 아직 가시지도 않은

엉겅퀴가 핀 6月의 山 길을 간다.

 

6月의 山 풍경은

온통 초록에 겨워 오디색 산그늘에 숨고,

따라 오던 뻐꾸기 소리도 먼 산 뒤로 자꾸만 숨는데

일락산 중턱에서 바라보는 석문봉은 아직도 저만치에서

머리를 들어 바라보는 하늘따라 아직 멀기만 하다. 

 

 

 

 

 이른 아침부터 저 아래를 돌아

지나 온 숨 찬 발걸음들은

산 아래에서 바라보던  하얀 백일홍처럼  

벌써도 그립고. 

그리운 하늘을 담은 황락저수지 파란색 한 조각만

해미성에서 들리는 둥둥 북소리 따라 

산을 타고 올라와  내 가슴에 기대어 숨는구나.

 

 

 

 

 오늘도 나는 등에 진 배낭 하나

가던 걸음 바위에 잠시 풀어 놓고는

서성대며, 땀을 닦으며, 山 꽃들을 바라본다.

  

오늘은 저 능선을 따라 가지를 않고

숨어버린 뻐꾸기소리따라 가 보리라고

꿈속에서 보아 두었던 호젓한 그 길이 있을 것 같은

그 오디색 북쪽 능선을 따라,

아래로 아래로  고사목 서 있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보지마는

 

 

 

 

저 아래 山 도로를

가늠하여 하염없이 내려가도

가슴까지 오는 산 풀들은  

오늘도 나의 맨 다리를 쓰리게도 스치며

빈 가슴으로  걸어가는  내 가슴 앞에

희미한 가름마같은  외길을  덮고 또 덮기만 한다.

 

같이 가던 풀 바람처럼  그리고,

산 너울처럼 일렁거리며 쓰러지기만 하는구나.[글/태훈]

 

 

 

 

 

 

 

 

 

 

 

 

'短想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短想] 빛나고 빛날 이름. 熙...  (0) 2009.08.29
[短想] 벌재 가는 길  (0) 2009.08.07
[短想] 희두뫼  (0) 2009.05.31
들에게  (0) 2009.05.10
농바위 골  (0) 2009.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