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똥풀
가슴을 헤쳐 놓고선
돌무지 같은 모습만 보이던 당신이
여름 따라 온 안개비 오이향같이 온 산에 자욱 하기만했다.
무었을 찾겠다고 탑 앞에 서성이는 가슴 앞에는
한무더기 노란색 애기똥풀만 무던히도 피어 있었고
개심사 쪽에서 넘어오는 소울음같은 물안개
파르라니 깍은 비구니 뒷모습처럼 보이다 말다 잘도 넘어 간다
이 좁은 산 길로
오늘도 엽서같이 영낙없이 오는 용현리행 버스는
좁은다리 앞모퉁이에 기대어 차창 밖 지천의 노랑꽃을
마냥 바라보며 기다리는데
아직도 발 시린 개울을 건너 옥양봉 내려가던 능선에서
수정봉 가는 길을 놓치고 선 나는
노란풀 한무리 핀 풀섭만 막대질하고 서 있었다.
[글/사진/태훈]
관련사진-> http://blog.daum.net/parangip/15707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