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旅行 글

보현사지 行

 

 

탑 하나 남은 가슴마저도

이렇게 파 헤쳐 놓은 

돌무지 쌓인  가슴만 보인 들판에

내 발걸음 따라 온 초여름 안개 비가 이른 아침부터 온 산에 자욱하다.

 

 

 

당신도

무었을 그리도 오래 찾아야만 하는것인지

아직도 파 헤치고 있는 옛 절터 못 미처에는

노란 애기똥풀만 물가에 수줍게도 피어있다.

 

 

 

오늘도 가보는 엉겅퀴 피는 산

개심사쪽에서 넘어오는 물안개는

파르라니 깍은 젊은 비구니 뒷 모양으로 

보였다 안 보였다 하며 혼자서 잘도 넘어 가던데

 

 

 

반대편에서 오던 버스는  한 폭 다리를 보고   

저쪽 모퉁이에 기대서  이쪽 눈치만 살핀다.

오래 전부터 지켜 왔던 이 질서를  세월가듯 바라보며

겨우  차 한 대만 지나칠수 있는 안개 뒤에서 물끄럼이도 보고 서 있다.

 

 

 

용현계곡을 내려 오는

소나기 개울물은 아직도  발 시린데

옥양봉 내려가는 능선에서 수정봉 가는 길을 또 놓치고

한 무리 애기 똥풀 핀  개울가를 지나 갈때....

그렇게도 스님들이 반대했던 철탑은 기어코 산 틈으로  

무심히도  어느새 수정봉을 지나 가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