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기재
까마귀 하늘 높이 울던 고개는
당신따라 봄이 오고 있구나.
황토 길 고개를 경운기 한대 힘들게 넘어 간 것만 보아도
어느덧 그리운 고개
바람에 흔들리는 손 짓 앞에
진달래 수줍은 몽우리를 머금고 있는걸 보아도
산 너울 너머
안개는 자욱하기만 하고
지난겨울 이 산에 살던 하얀 학처럼
함박눈이 지천에 왔다 하더라도
"동동" 소리
포도밭에서 정겹기만 하고
사과 밭에 뿌려 논 두엄이
겨울보다 더 까만 것만 보더라도
저 산 아래에서
한 없이 기다렸던
하늘색 내 차 위에도 봄은 오구 있구나.
[글/사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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