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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 노트

추풍령

 

 

 

추풍령


길기만 한 고개를

보리수 잔가지 같은 깊은 숨 쉬며

힘들게도 넘어 오시던 당신은

보따리 짐 속에서 한 숨을 푼다

 

한때 저 아래 백일홍만

지천으로 심어 놓은 마당 한 편에서

홀로 서 계시던 빗 바랜 생각들을

물끄러미 바라 보시고는


오늘도

헹구어 말리는 속옷 같은 햇살들을

곱게도 널어 놓으시고 

함박눈 펑펑 서럽게도 오던 세월

차곡이 쌓인 저 산 너머로

다시금

휘청거리며 넘어 가시는구나.

 

[글/사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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