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풍령
길기만 한 고개를
보리수 잔가지 같은 깊은 숨 쉬며
힘들게도 넘어 오시던 당신은
보따리 짐 속에서 한 숨을 푼다
한때 저 아래 백일홍만
지천으로 심어 놓은 마당 한 편에서
홀로 서 계시던 빗 바랜 생각들을
물끄러미 바라 보시고는
오늘도
헹구어 말리는 속옷 같은 햇살들을
곱게도 널어 놓으시고
함박눈 펑펑 서럽게도 오던 세월
차곡이 쌓인 저 산 너머로
다시금
휘청거리며 넘어 가시는구나.
[글/사진/태훈]
추풍령
길기만 한 고개를
보리수 잔가지 같은 깊은 숨 쉬며
힘들게도 넘어 오시던 당신은
보따리 짐 속에서 한 숨을 푼다
한때 저 아래 백일홍만
지천으로 심어 놓은 마당 한 편에서
홀로 서 계시던 빗 바랜 생각들을
물끄러미 바라 보시고는
오늘도
헹구어 말리는 속옷 같은 햇살들을
곱게도 널어 놓으시고
함박눈 펑펑 서럽게도 오던 세월
차곡이 쌓인 저 산 너머로
다시금
휘청거리며 넘어 가시는구나.
[글/사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