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항아리
국화가 소담한 이 가을에
너는 그 숲에서 무었을 하니
베고 베어도 끝도 없는 상수리나무 숲들을
기어이 베고서야 다가 가서는
가지에 앉아 하늘을 보는
솟대 끝에 새가 되었구나
호수 끝으로 가는 길
오늘도 다가 가보는 먼발치 동구 밖에는
한 사람도 기다리지 않는
승강장만 서 있더만
은행나무 아래 바람이 불어 쌓인
노란색 이야기들을
가는 길에다 곱게만 뿌리고
기대어 선 너는
그 숲에서 무었을 하는것이니
[글/사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