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지긋하신 할아버지는
빼재고개 팔각정에 서서
경주에서
거창 쪽 산 아래 마을까지
신라 군인들은 이 고개를 지키기 위해
짚신이나 제대로 신고 허겁지겁 여기까지 어떻게 달려 왔을까
...하고 반나절째 걱정하고 계시다
덕유산을 반나절째
산신령같이 넘어 오던
하얀 여름 구름을 보시고는
서산 팔봉에서 일찌기 시집을 온
능선같이 함께
이 고개마루까지 따라 온 구비 진 할머니를 바라 보신다.
[글/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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