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旅行 글

속리산

 

오후 늦게서야

피반령을 지나고

힘 든 말티 고개 너머에

내 언제인가 와 보았던  그리운 속리산이 여전히 있더라

 

 

 

 

어느 여관에서 이 몸 묶었는지

기억 조차도 없는 인연들의 사방을

아무리 한참을 두리번 거려 봐야 세심정 물 소리만 사나울 뿐...

 

힘 든 내 걸음 앞에

다리 하나 버티고 서서 나에게 묻는다.

 

"너 뭐 꼬?"

 

 

 

 

글쎄...

내가 알리가 있나

그냥  저 산 넘는 구름 인가보지...

 

 

 

 

 

해 지려고

법주사 북소리 들릴 제...

커다란 물 그릇 속에

하찮은 가슴만 물끄러미 처다 보다 왔다.

 

잔뜩이나

흐린 날씨에도

큰 돌 그릇의 물은 미동도 없더라.

 

 

 

15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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