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길포는 짙은 海霧가 끼고.
혹시나 해서
방조제 위에 오르면
섬은 이미 흐린 빗 속에 잠겨 보이질 않는다
파도 막던 길 바람 따라 보기 좋았던
바닷 바람에 기울어 피던 목 백일홍 꽃들은
오늘 결국 버림 받았음을 난 보았다.
바다와 호수가 황토색 피를 토하고 있더만
어부는 신발도 벗어 놓은채 어디로 도망을 가고.
뱃 길이 끊긴지 오래 된 포구는
당진 가는 뱃 길을 이제 빌지 못해도
그때 배 들어 오면 어부들과 소주 마시 던 땡중 공덕에
저 멀리 쇠 만드는 굴뚝은
뭉개 뭉개 천연덕스럽게 가을 벌판을 바라본다.
고기 많이 잡아 오겠다던
집 떠난 애비 마냥 대책이 없어도
달맞이 꽃 지면 우리 집 대문 앞에도 가을이 오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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