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배 꽃
한태훈
2006. 5. 8. 00:39
배 꽃
기다리지 뭐 늘 그랬듯
늘 기다렸는데
이 까짓 몇 해를 못 참겠어
봄 아니면 가을일 것이고
또 가을 아니면 그 다음 봄 일 텐데
남도로 마중 가시는 길 늘 그랬듯이
가슴에 하얀 멍 안고선 슬프게 웃지 뭘
혹시라도 천 년을 못 오시더라도
기다리던 둑에선 배꽃은 피던데 뭘
문둥이 손 같이 가슴에 숨기고 흔들던
뭉툭한 손 마디 끝에서도
배 꽃은 피던데 뭘.
글/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