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詩] 보덕포구
한태훈
2010. 8. 16. 13:39
보덕포구
삼길포는 짙은 海霧가 끼어있다.
혹시나 해서 방조제 위에 오르면
섬은 이미 흐린 빗속에 잠겨 보이질 않고
파도 막던 길
바람 따라 보기 좋았던
바닷바람에 기울어 피던 목 백일홍은
결국 버림 받았음을 오늘 난 보았다.
바다와 호수가
회색 피를 토하고 있더만
베드로를 닮은 어부는 신발도 벗어 놓은 채 어디로 가고
뱃길이 끊긴지 오래 된 포구는
당진 가는 뱃길을 이제 빌지도 못한다
그때 배 들어오면
어부들과 소주 마시던 땡중 공덕에
저 멀리 쇠 만드는 굴뚝은
뭉개 뭉개 천연덕스럽게 가을벌판을 바라만 보고
고기 많이 잡아 오겠다던
집 떠난 애비 마냥 대책은 하세월 없어도
달맞이 꽃 지던 우리 집 대문 앞에는
가을만이 온다.
글/사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