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詩] 고치령

한태훈 2009. 10. 17. 18:47

 

 

고치령

 

 

발걸음이 힘든 건지

해가 많이도 짧아 진건지

가을산 겨우 그 능선을 돌아서

다시 제 자리로 돌아 온 산신각 돌배나무 아래에는

아침나절 가슴 속 흔들던 산 속의 가을이 

이제까지도 한참을 기다리고 있다.

 

촛불이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산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것만 보아도

초저녁 바람이 마락리로 소소히 넘어 가는 것만 보아도

아 ! 이제  산속에 가을은 상수리나무 아래 깊기만 하고.

 

깊다 못해 가슴에 묻고 사는

무녀의 恨같은  세월만은

밤새  돌배나무 흔드는 소리에도

당신만을 쌓는구나.

[글/사진/태훈]

 

   관련사진 -> http://blog.daum.net/parangip/15707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