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동로面 생달2里 민박집
동로면
동로面 생달2里 민박집
황장재 민박집 주인아저씨는
산 속에 오는 손님을 준비하기 위해
동로면으로 오미자 막걸리 몇 병 사오라 시켜 놨더니
아애 장터에 앉아서 술타령 하고 계시다고
아주머니는 울상이다.
해 진 저녁 산마루 집에 이제야 오셔서는
경북 말씨인지 충북 말씨인지
더구나 술 한 잔 하신 말소리는
집 앞 개울물 철철 흐르는 소리에 섞여
웅얼거리는 소리 도대체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더만
민박집 주인아줌마는 그렇거니 하며 잘도 해석을 해준다.
살아 온 넋두리야 늦은 밤 끝이 없어도
이 산에 들어 온지 6년이나 되면서
이산 저산 넘어 다니며 씨받고 뿌리 심어 논 뒷터 곰취는 자라
저 깊숙이 냉장고에서 꺼내온 삼겹살을 구워
한 끼 밥을 대접하는 마음씨
한바가지 뜯어 내어 온 황장산 곰취향 만큼이나 깊구나.
아들 셋을 잘 키워
밤새 자랑을 하여도 끝이 없을 도시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들은
이 산속에서 나이 먹고 이 무슨 고생이냐고
늘 타박을 한다지만 이 산에 오던 날 앞터에 흐르는 철철 물소리만 듣고는
도시에서 하던 식당일 홀라당 접고
이곳에 와 집을 짓고 길을 내고 산다는 주인아주머니의 선택만은
동로 면사무소 까탈스런 인허가 담당자도 못 막았단다.
돌아오는 발걸음에 바리바리 싸준 그들의 마음씨는
된장에 박은 곰취처럼 향기롭기만 하였다.
[글/사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