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 글

백구대간 기행/벌재->싸리재/2009년8월15일

한태훈 2009. 8. 16. 22:34

 

  

황장재 민박집 주인아저씨는

30명이나 오는 손님을 준비하기 위해

동로면으로 오미자 막걸리 몇 병 사오라 시켜 놨더니

아애 장터에 앉아서 술타령 하고 게시다 이제야 오셔서는.

 

 

 

     경북 말씨인지 충북 말씨인지

더구나 술 한 잔 하시고 말하는 소리는

집 앞 계곡물 철철 흐르는 소리에  

웅얼거리는 소리가 도대체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다만

민박집 주인아줌마는 그렇거니 잘도 해석을 해준다.

 

 

 

넋두리야 늦은 밤 끝이 없어도

이 산에 들어 온지 6년이 되면서

이산 저산 넘어 다니며  씨받아 심어 논 뒷터 곰취는 자라

저 깊숙이 냉장고에서 꺼내온 삼겹살을 구워 한 끼 밥을 대접하는

마음씨는 한바가지 뜯어내어 온 황장산 곰취향 만큼이나 깊구나.

 

 

 

      아들 셋을 잘 키워 

밤새 자랑을 하여도 끝이 없을 도시에 사는 아들과 며느리들은

이 산속에서 나이 먹고 이 무슨 고생이냐고

타박을 한다지만 앞터로 흐르는 철철 물소리만 듣고

도시에서 하던 기사식당일 접고 달랑

이곳에 집을 짓고 산다는 주인아주머니의 선택만은

 

 

 

돌아오는 발걸음에 바리바리 싸준 그들의 마음씨만큼

된장에 박아 삭혀지는 곰취만큼이나  향기롭기만 하였다.[글/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