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詩] 지름터재

한태훈 2009. 5. 31. 15:32

 

 

   지름터재

 

 

   희양산 아래 지름터재 지날 때

   봉암사에서 수행하시는

   선 한 스님이

   뽕 잎 다린 차 한 잔을 권하기에

   구름 가는 길 지친 다리를 쉬어간다.

 

 

   한 잔을 붓고

   또 한잔을 붓고는

   또 한잔을 권하고서야

   성불하시라는 말과 함께 이별을 하지만.

 

   나야 산을 걷는 사람이니 그렇다 치고

   저 아래 봉암사에서 예까지 시간 반을

   적삼이 다 젓도록 오르신 후

   산막 빈 울타리에 훌훌

   옷 한 벌 바람에 말리고 계시다,

 

 

   이렇게 茶香같이 마주 앉음이

   무슨 인연이란 말인가.

 

   [글/사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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