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에게
-"들"은 이 세상의 母性 이란다-
1995년/12월/15일/리비아에서
이 세상은 "하늘"과 "땅"과 "사람"으로 되어 있단다.
이를 "天地人"思想이라고 하고 옛부터 우리 조상님들은 이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 생각들이 모여 모여 지금 이 땅의 문화가 만들어졌단다.
이것 중에서 땅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들어 내는 어머니란다.
무한한 사랑이고, 최고의 진리란다.
엄마가 들이 에게 최고이듯이 엄마 품같은 포근한 사랑이란다.
들 이가 매일 먹는 밥도 땅에서 나고 물도 땅에서 나고 엄마, 아빠도 땅에서 나고 깜보도 땅에서 나고 금붕어도 땅에서 나고 원장 선생님도 땅에서 나고 다람쥐, 개구리, 파리, 바퀴벌레, 사자, 야옹이, 기린, 낙타, 잠자리, 메뚜기, 병아리, 물고기, 이 모든것이 땅이 만들어 준 것이란다.
땅은 이처럼 소중한 것이고 귀한 것이고 이 세상 모든것을 감싸주는 아름다운것 이란다.
이런 땅을 다른 말로 "大地" 라고도 하고 "들" 이라고도 한단다.
우리 둘째 딸의 이름을 "들"이라고 만들어 준 이유가 여기에 있단다.
봄의 들은 이 세상의 모든 씨앗을 태어 나게 해 주고
여름의 들은 뜨거운 太陽과 모진 비 바람 속에서 이들을 무럭무럭 자라게 해주고
가을의 들은 모든것을 열매 맺어 풍요로운 사랑을 베풀어주고
겨울의 들은 줄 것은 모두 주고 벌거벗고 認耐하고 참는 참 엄마란다.
가을 들판에 무수한 들꽃들을 보았니?
노란 감이 주렁주렁 메어 달린 들을 보았니?
아빠랑 가 본 대호방조제 들에 바람과 같이 어울리던 갈대들을 보았니?
너의 똥그란 눈에 이 들판이 사랑으로 오지 않터냐?
그래, 이렇듯 이 들판은 바로 사랑이란다.
예쁜 들아
이렇듯 이 들판이 갖고 있는 사랑만큼 이 세상을 사랑할 수 잇는 女人으로 크거라.
낮에는 해를 안고, 밤에는 무수한 별을 품에 안고, 지저귀는 새들을 안고, 꽃들을 안고, 돌 하나 모래 하나를 사랑하면서 사는 그런 예쁜 女人이 되거라.
이것을 위대한 母性 이라 하고 엄마만이 가질수 잇는 위대한 사랑이란다.
그래, 들은 사랑이란다.
이 세상을 감ㅆ주는 포근함이란다.
예쁜 내딸들아,
그런 女人으로 크거라.
공부를 썩 못해도 좋고 이 세상을 쫓아가는 영악함이 좀 부족해도 좋고, 얼굴이 무지무지 안 예뻐도 좋단다.
知識보다는 知慧를, 영악스러움 보다는 사랑을, 얻기 보다는 줄줄아는, 그런 여인으로 크거라.
들판의 사랑을 깨닫는 그런 내 딸이 되길 바란다.
오늘도 아빠의 들판에는 온갖 꽃과 새들이 놀고 있단다.
아빠가 사랑하는 이 들판에 "별"이 언니의 별들이 쏟아지고 노란 들국화가 만발하여 있단다.
이 아빠의 들판에 놀러 와 보지 않으련?
우리 "들" 이에 들판이 이담에도 항상 아빠의 들판옆에 있었으면 참 좋겠다.
-리비아 들판에서 아빠가-
(2009년 5월10일...14년전 딸에게 썻썼던 편지를 다시 이 곳에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