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훈
2009. 1. 11. 16:46

작점고개
그 날도 상수리나무들은
이제 옷 다 벗고
서벅서벅한 생각들을
발 아래 수북이도 쌓아 놓았더만
바람도
소리따라 겨울 산을 넘어
오늘은 저 아래 저수지 꽁꽁 언
가슴속으로 숨어 버렸다
여덟 마지기 땅을 갈고도
여덟 마지기나 그립던 마음
짧은 해 비추던 아랫 산 능치고개 마루에는
고운 손 흔들던 성황당 이제는 없고
파란 하늘 아래 팔 벌린
추운 이정표만 덩그라니
무거운 발걸음을 반길 뿐이다.
[글/사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