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사에 갔더니...
절 아래 상원골 초입에는
아무도 안지키는 움막이 하나 있고
절에서 사용하는 소소한 물품을 쌓아 놓고는
절에 오르는 신도나 등산객에게 조금씩 소운반 하여 달라는 부탁의 글이 있어서
물론 값나가는 물건은 없겠지만
참 절스럽고 재미있는 절이다 라는 생각을 해보며 올라 갔었습니다.
요즘 어느 절이 이렇게 인간적인 곳이 있을까 싶어
산에 갈때마다 일부러 피하는 절 모습을 한번 구경 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 나라 절 중에 제일 높은곳에 위치한 이유답게 차도 못오르고
물품도 귀해 절도 어수선하고 보살들 머무는 처소 또한 있는 자재 없는 자재로
꾸리는 살림이 더없이 정스러워 좋았습니다.
절 입구에 써있는 또 다른 안내문을 한참을 처다보고는
혼자 조용히 웃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이 절의 주지 스님은 참으로 문학적이시구나 하는 생각과
주변 하나 하나를 참으로 사랑하시는 부처님 같으신 분이실거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내가 칼 가는 기술이 조금만 있었어도
상원사 꿩이 들이 받은 종루 옆에앉아 하루종일 도끼도 갈아 드리고,
칼도 갈아드리고, 낫도 갈아드리고 싶은 마음 굴뚝 같았습니다.
아마도 치악산 꿩의 전설이 이 절에 만큼은 살아서 내려 온것만 같은 마음에
가슴이 모처럼 훈훈합니다.
집에 돌아와 보는 TV에서는
문화재 관리비를 징수하는 절의 탐욕과
맘데로 그 금액을 올리지 못하게 겨우 법으로 만들어 놓고는(페기도 아닌...)
욕심많은 절의 꼴 같지않은 압력에 참으로 한심하게도 그 법안을 스스로 다시 파기한 국회의원들의 비열한 모습을,
억대 외제 승용차를 타고 다니는 살찐 주지들의 모습과
해외로 골프를 사복입고 치러 다니는 주지들의 모습이 특집으로 나옵니다.
무소유의 개념이 이젠 바꿔어야 한다는 그 주지들의 생각에 똥이라도 한바가지
퍼 부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불쌍한 영혼을 빌미로 살아가는
우리 개똥이 눈두덩이에서 피 빨아 먹고 사는 진드기보다도 못한
그들의 모습에서
역시 기댈곳 없는 불쌍한 우리들의 영혼을 봅니다.[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