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애비

한태훈 2007. 12. 18. 23:34

 

               

                 애비

 

발걸음은  

성에 낀 하얀 입김에 곱은 손을 넣고

여전히 오늘도 고된 아침을 맞는데

 

처진 어깨  하나 보자기에 싸며 

 또 내일을 걱정하던 애비의 삶의 무게를

나는 이제서야 알 것 같은 나이가 되었다

 

어느 산소 앞에서 소주 한 병 다 마시고

다시 살기로 걸음을 돌리던

죽기를 작정했던 마음이 슬픔이었을까

행여 슬픈 것이었을까.

 

                글/사진/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