旅行 글
智異山
한태훈
2007. 8. 14. 01:03
중산리에서 출발한 나는
법계사를 지나
천왕봉으로 가야 한다.
이미 山은
울먹거리길 며칠째
비가 쏟아져,
그 가슴 자락에 조금만 부어도
계곡이 온통 통곡을 하며 울것만 같은데
얇은 생각
그 짧은 해 틈을 이용해서
산 위를 오르려 한 내가
지리산에게 미안 할 뿐이지.....
새벽녘,
山에 내리기 시작한 비가
휘모리장단으로
기어이 지리산을 부른다.
아마도
전생에 내가 파계승 이었다면
천왕봉 중 턱,
법계사 정도에서
비가 오는 칼바위 계곡 쯤에서,
계곡을
지나는 그 소리
기다리고 앉아 있다가
포효하는 폭포 속으로 뛰어 들지는 않았을까.[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