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想들

2007 봄 뜰

한태훈 2007. 4. 28. 22:19

 

 

가슴 속으론

얼마나 기다렸던 봄인가

 

분홍색 桃花가 필때

뒷짐 지고 거니는 내 발 밑에는

밟기도 아까운 민들래가 지천에 피기를

 

 

겨울을 난 원두막 옆에

겨울 내 숨었던 산 더덕 싹 오르고

면천에서 시집 온  서럽 던 진달래 피고

덤으로 쫒아 온 명자 꽃이 이젠  덩달아 신이 난 뜰이다.

 

꽃에도 못 끼던 산 보리수까지

연한 연두색으로 원두막 양철지붕을 덮는다.

아 !....봄이다.

  

 

하얀 냉이 꽃 가신 뜰에

아이들 웃움같은  민들래가 지천에 깔린 뜰을

당분간은 도저히 풀을 벨수가 없겠다.

 

봄 구렁이 슬그머니 지나 가더라도

못 본척하고 이 봄을 고스란히 남겨 두어야지.

  

 

밤마다 창 밖 고사리 山에선

추녀끝에 메어 단 풍경소리 따라

처량한 소쩍새만 운다.

 

고래 등같이 굽은 

저 산등 타고 오던 봄은

올 해는 당신 혼자만이 내 뜰에 살며시 오시었구나. [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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