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想들

변산 바람꽃

한태훈 2007. 4. 4. 12:22

 

십일간만

바람같이 피었다  

바람같이 진다하여 바람꽃...

 

어릴적 가슴에도

조그만 소반에 초록의 이끼를  키우시던 단아한  모습이

가슴에 참 오래 남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산에 가서 돌에 붙은 이끼를 주어다가 물을 열심히도 주어 보며 키워 보려 했던 기억이 남니다.

추웠던 싸릿말 추억 속에서 그 이끼도 추워서 아마 죽어 갔을겁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강제 된 삶 속에 그 이끼의 아름다움도 잃고 살았더랬습니다.

 

변산이 얼마나 바람이 많이 불길래....

하고 생각하며 처다 보던 이른 봄 매화 보다도 일찍 핀다는 이 꽃은

아직도 추운 겨울 끝에서 성급하게도 봄을 기다리다

길어야 10일을 바람같이 살다가  변산에 부는  바람같이 간다는 말을 듣고

그 애틋함 때문에 다시 한번 처다 보게 됐습니다.

 

그 짧은 기간을

토라지면 어떻하니...

너희 둘...서로 마주 보고 사랑해야지.

어짜피 태어 나기도 저만치서 떨어져 태어 난 몸

이 세상 천지에 그래도 이렇게 가깝게 인연이 된게 어디인데...

 

변산에 부는 바람이 얼마나 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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