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 노트

너는 그 창문 앞에 서있다

한태훈 2007. 3. 16. 01:02

 

     너는 그 창문 앞에 서있다.

 

깜박 잊고 자던

내 방 조그만 창문 밖에서

밤새 조심스럽게  톡톡 두드리던 소리 남긴 채

그 뚝방 철길 걸어 돌아갔을 그리움은

그리움 안고 수만리 먼 길 가시더니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돌아와

밤마다 그 창문 앞 철길에 물끄러미 서 있다

 

나는 그대 오시는 새벽

뜬 눈으로 기다리다 창문을 열고

맨발로 그 먼 길 걸어 서

이제야 오신 숨 가쁜 가슴을

부둥켜안고는 철길 옆에서 운다.

 

얼마나 지나간  긴 세월인지

가끔은 깜박 잊은 채 너무도 먼 길

너무도 먼 시간을 가셨던 그리움들은

오늘도 차가웠던 예배당 새벽 기도실

그 바닥에 돌아와서는

조각난 방석 주섬주섬 밑에 깔고는

웅크리고 앉아 있구나.

 

글/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