短想들

또 봄은 오고

한태훈 2007. 3. 11. 15:28

 

하루 종일

잔디를 심는다.


한 차를 부려놓은 잔디들이

예쁘게 썰어 놓은 백설기 같이 곱다.

어느 벌판에서 이 봄을 기다리며 추운 밤을 기다렸을 고…….

내 뜰과 인연이 되어 기쁘다.


해빙은

내 양지 바른 집터 뒷산을

봄을 기다리는 호래비 강씨 마음 허물듯이 허무는구나.

사람이 자기 뽄만 생각하고 아무리 모양을 내도

자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채 가소로워 하는 게지.

그 대의 평상심을 건드린 내가 가소로울 뿐인 게지.

죄송한 마음에 배수로를 다시 판다.


성급하게 사 와선

성급하게도 터를 잡아주곤

아직도 발 시린 추운 밤 안쓰러워

세수 대야로 밤마다 덮어주던 당신이

또 이 봄을 내 황토 땅에 다도 알려주시는군.…….

 

글/ 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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